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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프레시안_11.02.14] 고성국의 정치in_안희정 충남도지사 인터뷰
헤즐넛 커피
2011. 2. 14. 21:59
안희정 충남지사와 인터뷰 약속을 잡은 얼마 후 이광재 강원지사가 지사직을 잃었다. '우광재 좌희정'이라 불리던 두 사람이었으니만큼 감회가 남달랐으리라. 대전 시내에 있는 충남도지사 집무실에서 마주 앉은 안희정 지사에게 이광재 지사 얘기를 첫 질문으로 던졌다.
"이광재, 당당히 일어서는 게 '노무현 공격' 사건의 역사적 종결편"
"이광재 전 지사와 20년간 정치활동을 같이 했다. 두 사람은 친구였나, 경쟁자였나?(웃음)"
"그 친구와는 경쟁할 일이 없었다.(웃음)"
"이광재 전 지사와 하는 일이 조금 달랐던 것 같은데. 이 전 지사는 기획 쪽이었고 안 지사는 총무 쪽이고."
"이광재는 주로 일을 벌이는 사람이고 저는 수습하는 사람이고(웃음)"
"그렇게 의욕적인 사람이 결국 지사직을 잃었다. 마음이 아팠을 것 같다."
"그렇다. 재판 과정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겠다. 그러나 똑같은 진술서를 놓고 어떤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무죄를 내고, 어떤 진술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유죄를 내는 판결에 대해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그래도 일단 덮어두고, 이 일이 왜 시작됐는지 보자."
"어떻게 시작됐다고 보나?"
"이번 일은(박연차 수사) 현 정권이 전 정권을 공격해서 자신의 어려운 정치적 처지를 돌파하려고 했던 데서 시작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취임과 함께 촉발된 촛불 집회가 참여정부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냐. 그냥 숙덕숙덕 해가지고, '노무현 대통령이 봉하마을 가서 인터넷 하고 사람들 불러모아서 연설도 하고, 저기(노무현)가 진원지다' 그래서 (박연차 수사로) 공격을 시작했던 것 아닌가. 전임 정권을 공격해서 신임 정권이 위기를 극복해 보려고 생각했던 어리석은 짓이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오래 모셔온 한 분(노무현)이 돌아가셨고, 오래 지내온 동지들이 안타깝게 자리에서 물러나고 있으니 가슴이 아픈 것이다. 하지만 이 고난이 우리에게는 약이 될 것이다. '이겨내자. 이겨내고 우리가 나중에 당당히 일어서면 그것이 이 역사적 사건의 종결편 아니겠느냐. 이겨내자'고 (이광재 지사에게) 격려를 했다."
"이광재 전 지사를 재판 후에 만났나?"
"전화통화만 했다."
"뭐라고 하던가?"
"뭐, 그 친구 워낙 의연한 친구라 '10년 동안 열심히 했으니까 좀 쉴게' 그러더라. (웃음)"
"6.2 민심은 '아듀 박정희'…낮과 밤이 바뀌듯 정권교체 될 것"
웃음 속에 친구이자 동지인 이 전 지사에 대한 애틋한 정이 묻어나왔다. 주제를 이들이 전면에 등장한 6.2 지방선거와 새로운 리더십 문제로 옮겼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486세대가 광역단체장으로 전면에 등장했고, 연이은 10.3 민주당 전대에서도 486세대가 돌풍을 일으켰다. 이처럼 새로운 기운이 막 올라오다가 이 전 지사의 지사직 상실로 한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6.2선거는 분단, 전쟁, 산업화, 박정희 시대, 이런 시대로부터 다음 시대로 대한민국이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 징표다. 시대의 흐름이 그렇다. 이명박 대통령이 박정희 시대의 리더십으로 열심히 국정운영을 하고 있지만 본인도 그렇고 국민도 피곤하다. 본인도 재밌을까? 모르겠다. 저 분들은 워낙 권력을 대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더라. 그 분(이명박 대통령)은 충분히 (권력을) 즐길 준비가 돼 있는 분 같은데, 우리쪽 사람들은 권력을 늘 '의무'로만 생각하니까. 결과적으로 지난 6.2선거는 '아듀 20세기', '아듀 박정희' 이런 시대적 전환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6.2선거 때 천안함 사건이 났다. 엄청난 북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 결과는 새로운 시대로 향하는 선거 결과였던 것 같은데?"
"평화는 일반인들 사이에서 훨씬 더 공감을 얻는 이야기다. 국민들에게는 마치 두 개의 음계가 섞여 있는 악보처럼 복잡한 마음이 혼재한다. (북한을 보고) '괘씸한 놈들, 혼내 줘야지' 이런 감정이 확 들다가도 '저걸 때려서 무슨 소용이 있나' 이런 얘기를 하기도 한다. 한 마음 속에 두 가지 감정이 모두 들어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우리 사회의 낡은 이데올로기와 보수적 가치, 즉 지난 20세기의 낡은 대립구도 때문이다. 이것이 서로를 불신하게 만들어버렸다. 조금만 다른 소리를 하면 '저 사람들은 대한민국을 북조선에 갖다 바치려는 빨갱이구만' 하고 매도해왔다. 북조선에 대한민국을 갖다 바치겠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도대체 어디에 있겠나. 말도 안 되는 논리들이다."
"혼재 상태지만 국민들의 마음의 방향은 평화로 가고 있다?"
"그렇다. 평화를 원한다."
"4대강 사업 중 금강 정비 사업 공정률이 빠른 곳은 70%라고 한다. 올해 안에 공사가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사가 끝나면 한나라당이 기대하는 '비주얼 이펙트', 즉 '청계천 효과' 같은 게 있을 것 같나?"
"임기 내에 자기 업적을 증명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그런 정치인들이 하는 사업일 뿐이다. 위대한 건축물은 늘 역사적으로 '독재자들이 만들었다'고 하지 않나. 가치를 떠나,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나 성과 냈어'라고 하고 싶은 사람들은 토목에 손을 댈 수밖에 없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은 청계천 사업으로 대통령이 됐다고 스스로 믿고 있고,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믿고 있지 않나. 그러나 과연 그게 여권 후보들에게 이번에도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무슨 뜻인가?"
"시민 의식이라고 하는 것 안에는 물질에 대한, 개발에 대한 욕구도 있지만 정의와 평화의 가치도 있다. 시민들은 정의와 평화의 가치를 가진 민주정부 10년을 거치고 난 후 지난번에는 '돈, 물질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한 사람을 한번 선택해 본 것이다. 그런데 선택 후, 과연 우리 국민들은 어떠한 역사적 학습을 하고 있는 것인지...(생각해 봐야 한다) 낮과 밤이 교체되듯이 교체될 것이다. 정의와 평화를 얘기하는 시대도 있고, 물질을 얘기하는 시대도 있는 것이니까. 정의와 평화를 얘기하는 사람들도 밥 먹고 사는 데는 소홀하지 않았다는 것, 정치에서 경제와 성장을 이야기하는 것이 한나라당과 보수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시민들이 곧)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광재, 당당히 일어서는 게 '노무현 공격' 사건의 역사적 종결편"
"이광재 전 지사와 20년간 정치활동을 같이 했다. 두 사람은 친구였나, 경쟁자였나?(웃음)"
"그 친구와는 경쟁할 일이 없었다.(웃음)"
"이광재 전 지사와 하는 일이 조금 달랐던 것 같은데. 이 전 지사는 기획 쪽이었고 안 지사는 총무 쪽이고."
"이광재는 주로 일을 벌이는 사람이고 저는 수습하는 사람이고(웃음)"
"그렇게 의욕적인 사람이 결국 지사직을 잃었다. 마음이 아팠을 것 같다."
"그렇다. 재판 과정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겠다. 그러나 똑같은 진술서를 놓고 어떤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무죄를 내고, 어떤 진술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유죄를 내는 판결에 대해 저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그래도 일단 덮어두고, 이 일이 왜 시작됐는지 보자."
▲ 안희정 충남도지사 ⓒ프레시안(최형락) |
"어떻게 시작됐다고 보나?"
"이번 일은(박연차 수사) 현 정권이 전 정권을 공격해서 자신의 어려운 정치적 처지를 돌파하려고 했던 데서 시작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취임과 함께 촉발된 촛불 집회가 참여정부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냐. 그냥 숙덕숙덕 해가지고, '노무현 대통령이 봉하마을 가서 인터넷 하고 사람들 불러모아서 연설도 하고, 저기(노무현)가 진원지다' 그래서 (박연차 수사로) 공격을 시작했던 것 아닌가. 전임 정권을 공격해서 신임 정권이 위기를 극복해 보려고 생각했던 어리석은 짓이었다. 그 과정에서 제가 오래 모셔온 한 분(노무현)이 돌아가셨고, 오래 지내온 동지들이 안타깝게 자리에서 물러나고 있으니 가슴이 아픈 것이다. 하지만 이 고난이 우리에게는 약이 될 것이다. '이겨내자. 이겨내고 우리가 나중에 당당히 일어서면 그것이 이 역사적 사건의 종결편 아니겠느냐. 이겨내자'고 (이광재 지사에게) 격려를 했다."
"이광재 전 지사를 재판 후에 만났나?"
"전화통화만 했다."
"뭐라고 하던가?"
"뭐, 그 친구 워낙 의연한 친구라 '10년 동안 열심히 했으니까 좀 쉴게' 그러더라. (웃음)"
"6.2 민심은 '아듀 박정희'…낮과 밤이 바뀌듯 정권교체 될 것"
웃음 속에 친구이자 동지인 이 전 지사에 대한 애틋한 정이 묻어나왔다. 주제를 이들이 전면에 등장한 6.2 지방선거와 새로운 리더십 문제로 옮겼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486세대가 광역단체장으로 전면에 등장했고, 연이은 10.3 민주당 전대에서도 486세대가 돌풍을 일으켰다. 이처럼 새로운 기운이 막 올라오다가 이 전 지사의 지사직 상실로 한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6.2선거는 분단, 전쟁, 산업화, 박정희 시대, 이런 시대로부터 다음 시대로 대한민국이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 징표다. 시대의 흐름이 그렇다. 이명박 대통령이 박정희 시대의 리더십으로 열심히 국정운영을 하고 있지만 본인도 그렇고 국민도 피곤하다. 본인도 재밌을까? 모르겠다. 저 분들은 워낙 권력을 대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더라. 그 분(이명박 대통령)은 충분히 (권력을) 즐길 준비가 돼 있는 분 같은데, 우리쪽 사람들은 권력을 늘 '의무'로만 생각하니까. 결과적으로 지난 6.2선거는 '아듀 20세기', '아듀 박정희' 이런 시대적 전환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6.2선거 때 천안함 사건이 났다. 엄청난 북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 결과는 새로운 시대로 향하는 선거 결과였던 것 같은데?"
▲ "지난 6.2선거는 '아듀 20세기', '아듀 박정희' 이런 시대적 전환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프레시안(최형락) |
"혼재 상태지만 국민들의 마음의 방향은 평화로 가고 있다?"
"그렇다. 평화를 원한다."
"4대강 사업 중 금강 정비 사업 공정률이 빠른 곳은 70%라고 한다. 올해 안에 공사가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사가 끝나면 한나라당이 기대하는 '비주얼 이펙트', 즉 '청계천 효과' 같은 게 있을 것 같나?"
"임기 내에 자기 업적을 증명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그런 정치인들이 하는 사업일 뿐이다. 위대한 건축물은 늘 역사적으로 '독재자들이 만들었다'고 하지 않나. 가치를 떠나,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나 성과 냈어'라고 하고 싶은 사람들은 토목에 손을 댈 수밖에 없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은 청계천 사업으로 대통령이 됐다고 스스로 믿고 있고,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믿고 있지 않나. 그러나 과연 그게 여권 후보들에게 이번에도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무슨 뜻인가?"
"시민 의식이라고 하는 것 안에는 물질에 대한, 개발에 대한 욕구도 있지만 정의와 평화의 가치도 있다. 시민들은 정의와 평화의 가치를 가진 민주정부 10년을 거치고 난 후 지난번에는 '돈, 물질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한 사람을 한번 선택해 본 것이다. 그런데 선택 후, 과연 우리 국민들은 어떠한 역사적 학습을 하고 있는 것인지...(생각해 봐야 한다) 낮과 밤이 교체되듯이 교체될 것이다. 정의와 평화를 얘기하는 시대도 있고, 물질을 얘기하는 시대도 있는 것이니까. 정의와 평화를 얘기하는 사람들도 밥 먹고 사는 데는 소홀하지 않았다는 것, 정치에서 경제와 성장을 이야기하는 것이 한나라당과 보수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시민들이 곧) 이해하게 될 것이다."
<< 중략 >>
기사 계속해서 전문 보기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110213184626&Section=&page=0
출처 : 안희정아나요
글쓴이 : 장미구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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