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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라져버린 우리당, 잊 말아야 할 새정치 실험 [1] 안희정님 칼럼

헤즐넛 커피 2011. 9. 14. 22:53
 

사라져버린 우리당,

잊지 말아야 할 새정치 실험 [1]




참평포럼 상임집행위원장 안 희 정        



열린우리당이 우리에게 남겨놓은 과제가 무엇인지를 얘기하는 안희정 상임집행위원장의 글을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steel0225)에서 퍼왔습니다. 이번 글은 「사라져버린 우리당, 잊지 말아야 할 새정치 실험」이라는 제목의 시리즈 첫 회로 서문에 해당됩니다. (편집자 註)



우리당이 사라져버렸습니다.


투표권을 갖고 있는 대의원은 아니었지만 한참을 망설이다가 차마 전당대회장에 가지 못했습니다. 사라져버리는 우리당에 목 놓아 곡을 할 마음도 새로운 미래의 출발을 약속할 신명도... 그런 마음은 제 마음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모든 분들의 마음이셨을 것입니다.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그래서 웃는 얼굴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2004년 대선자금과 관련하여 감옥에 갇혀있던 4월에 저는 날마다 새벽이면 일어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조상의 묘가 있는 남쪽을 향해 절을 했습니다. 그 절이 불교의 108배가 되기도 했고 하염없는 수 백 번의 절이 되기도 했습니다.


절을 하며 빌었습니다.


“우리당이 4월 총선에서 승리하게 해주십시오.

  우리 대통령 탄핵에서 풀려나게 해주십시오.

  제가 받은 대선자금 때문에 총선에서 우리당이 불리해지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저 때문에 대통령이 곤경에 처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종교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할아버지 산소에 이른 새벽마다 가서 절을 했던 어린시절의 그 경험처럼 간절한 그 마음 그 정성으로 절을 하고 또 절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4월 13일 총선일, 새벽까지 깨어 있던 나에게 어느 교도관이 새벽 조간 신문을 전해주었습니다. 신문 중간면에 빼곡이 실려 있던 자랑스러운 우리당 의원들의 사진...


“드디어 우리 대통령이 풀려나시겠구나.

  비로소 이제 새로운 정치,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나가 보겠구나.”


신문을 가득채운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의 위용과 반가운 얼굴들을 확인하며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런 열린우리당이 사라졌습니다.


지난 일주일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넋 나간 사람처럼 앉아 있다가 제 마음의 다짐처럼 이 글을 씁니다.


우리당은 왜 사라졌을까요.


차별화와 배신의 정치를 한 지도부의 잘못을 지적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우리당은 지난해 9월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의장에 의해 반성과 실패론이 거론되었을 때 사실상 사망선고를 당했습니다. 여기에 김한길, 천정배 전 대표에 이르기까지 우리당 전 지도부가 실패를 자인하고 반성을 촉구하면서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당이 왜 사라졌는가에 대한 답일 수 있을까요.


이런 답으로 볼 때 차별화와 배신의 정치를 자행한 전 당 의장, 전 원내 대표를 원수(怨讎)로 삼아 투쟁하면 새로운 정치가 열린우리당이 그리고 우리가 놓쳐버린 지난 시간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행복했던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지부터 뒤틀리기 시작한 우리의 정치 실험은 어디에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요.




출처 : 안희정아나요
글쓴이 : 이나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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