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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원신문에 박창식-정일권의 논문 '정치 소통의 새로운 전망 : 20~30대 여성들의 온라인 정치커뮤니티를 중심으로'의 요약문이 게재됐다. 아직 논문 전문을 읽지는 못했지만 요약문만으로도 여러 함의를 추출해낼 수 있었다.
먼저 정치커뮤니티의 사회적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노사모'로 상징되는 1세대 온라인 정치커뮤니티는 근거지가 여전히 카페이긴 하나 페이스북, 트위터와 비슷한 성격을 지니는 2세대 온라인 정치커뮤니티와 여러모로 다른 특징을 지닌다는 사실이다.
아래는 논문에 요약된 20~30대 여성 커뮤니티의 특성 4가지다. 이를 참고하며 비교해보도록 하자.
특징 1 - 느슨한 취향 공동체
- 386 논객을 정치지식으로 무장하고 가르치려드는 존재로 인식
- 20~30대 여성은 스스로를 충분히 영리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 동시에 스스로 조직할 수 있는 사회적이며 기술적인 능력도 가지고 있다고 판단
- 논객 중심의 수직적 권위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음
- "촛불은 정치적 대의 체계와 언론, 지식인의 계몽적 지도를 거부한 온라인 세대의 거부이자 공격"
특징 2 - 팬덤
- 노사모 같은 386세대 중심의 정치 커뮤니티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현상
- '아나요' 회원들은 옷, 넥타이, 화장품 등을 안희정에게 선물
- 주체적으로 문화실천을 하며 정치인의 이미지를 재구성, 재생산
특징 3 - 사담
- 386세대나 남성들에게 수다 문화는 생소한 것
- 하지만 이들 20~30대 여성들에겐 익숙한 것
특징 4 - 개인주의와 자유
- 대장부엉이와 시미니즘은 오프라인 정기모임이 없음
- 마뉴엘 카스텔의 네트워크 사회 특성을 지님
- 즉 심리적 거리 유지나 느슨한 유대감은 서로의 관계에서 벗어나는 것도 쉽게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쉽게 만든다
386세대의 '계몽적 지도' 화법은 죽어간다
본인이 보기에 순수 여성 커뮤니티만의 특성으로 분류될 수 있는 건 3번 정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쌍방향성이 강조되면서 관계의 평등성이 자리잡아 가고 있는 2세대 온라인 정치커뮤니티는 1세대와 달리 '계몽적 지도'에 강력한 거부감이 표출되고 있다. 특히 트위터와 페이스북 내에서도 지적 우위, 시민들에 대한 계몽적 배타주의, 지적 허영 등은 담론을 지속시키는 효과보다 '언팔'을 유발하는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경험적으로)
386세대의 전형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인 '계몽성'(시민에 대한 지적 우월성 남발)에 기반한 위계적 화법은 2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사유의 결과물을 담기에도 트위터나 페이스북이라는 그릇은 시스템적으로 짧은 글만을 강제하고 있다. 이러한 커뮤니티에선 2세대 온라인 정치커뮤니티에서 포장된 거대담론이 자리잡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웅변해주고 있다.
담론의 확산 프로세스를 전환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사담을 통한 친밀감의 확보 -> 자체 조직화에 따른 담론 도달범위의 확대 -> 담론 전파의 모델을 채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담론 구축 -> 담론 전파 채널 모색 -> 담론 전파라는 386세대식 담론 확산 모델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필요로 한다. 1세대 온라인 정치커뮤니티의 담론 도달 범위를 넘어서기 위한 전제이기도 하다.
4.27 재보선은 또 한 번의 사건이었다. 분당을에서 퇴근 뒤 시간대에 10% 가까운 투표율이 수직 급상승한 배경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자체 조직화의 힘이 작용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일상성이 이념성을 넘어선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이념에 관계 없이 일상성에 대한 부정적 침해 가능성은 투표행위를 자극하고 특정 그룹으로 표 쏠림을 낳게 된다.(물론 과학적 통계가 근거로 제시돼야 하겠지만)
정치인은 일상을 파고 들어라
당위와 민주주의라는 거대담론만을 부르짖는 방식의 선거운동은 온라인 감성을 자극하는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누가 되면 민주주의가 후퇴한다' 방식의 80년대식 선거 구호가 과연 어느 정도 설득의 파워를 지닐지 의문이 들곤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오프라인 투표 행위로 연결시키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시민의 일상에 침투해야 하며, 그들과 '관계의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 그들의 삶 속에서 민주주의와의 연결 고리를 발견하고 이 부분을 집중 공략할 때 스스로의 조직화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할 것이다. 논문을 보면 든 생각을 비과학적으로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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