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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안희정 "안철수 만만치 않아, 문재인 운명 나도 궁금해"

헤즐넛 커피 2011. 10. 8. 00:14

머니투데이 2011.09.13 16:33

http://enews.mt.co.kr/2011/09/2011091310575409439.html

안희정 "안철수 만만치 않아, 문재인 운명 나도 궁금해"

[인터뷰]충남지사 안희정, 여의도 밖에서 '복지'를 말하다

양영권,사진=이명근 기자|2011.09.13 16:33

"근로자들은 월급 150만 원을 받고는 못산다고 하고, 기업들은 월급 150만 원을 줘서는 단가를 못 맞춘다며 한국을 떠난다. 무엇이 문제인가. 바로 한 사람이 태어나 교육을 받고, 직장을 잡고 주택을 장만하고, 결혼을 하고, 부모를 모시고 살아가는 인생 사이클에서 사회적 코스트(비용)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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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근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여의도 정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복지 논쟁'에 대해 입을 열었다. 급식와 보육, 의료, 교육 등 복지 문제를 무상이냐 유상이냐를 떠나 개인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지사는 13일 충남도청에서 가진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그 국가가 하이코스트(고비용) 사회냐 로우코스트(저비용) 사회냐 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며 "복지는 '무상' 논쟁보다는 이 같은 '비용'의 프레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등 기존 정치권 밖 인사들이 주목을 받는 데 대해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뼈아프게 생각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많은 분들이 정치 자체를 혐오하는 쪽에 서서 정치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걱정을 하더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 안철수 원장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나.
▶ 안 원장의 말에 답이 있더라. 그가 언론 인터뷰에서 "양보를 하는 게 희생일지, 출마를 하는 게 희생일지 고민 중"라고 했는데, 공직 생활을 그런 희생과 헌신의 마음으로 고민하고 접근하는 것이 좋게 보인다. 안철수 원장이 처신하는 것을 보면 '결코 만만한 분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 안 원장이 박 상임이사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한 것은 박수를 쳐줘야 하는 일 아닌가.
▶ 서울시장이라는 그 좋은 자리에 오를 수 있는데, 그걸 양보한 건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에게 유리한 기회가 왔는데도 그것을 좀 더 큰, 자기 개인의 이익을 떠나 확대된 전체의 이익으로 고민한 결과다. 개인적인 욕망과 지향을 대의를 위해 묶어내려는 것은 좋은 일이다.

- 박 상임이사의 출마는 어떻게 생각하나.
▶ 박 이사는 그에 부응하는 시민사회의 명망과 경력을 가진 분이다. 어떻게 해서 야권 단일 후보로 힘을 모아갈 것인지는 각 정당의 과제라고 본다.

- 정치권 밖 인물들의 지지도가 높게 나오고 있는데.
▶ 내가 민주당에서 최고위원이 될 때도 그랬다. 여의도 정치가 민심의 바다로부터 소외받고 있고, 외면 받고 있다는 것을 일정 정도 반영한 것이다. 여의도 정치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기 위한 자기 변화를 끊임없이 해내야 한다. 특히 제 1,2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뼈아프게 생각해야 할 일이다. 아울러 안철수 원장을 걱정하는 분들 중에 “기존 정치인이나 정치 자체를 혐오하는 쪽에 서서 정치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를 하는 분들이 많더라. 깊이 있게 새길만한 지적이다.

-친노(노무현) 진영의 맏형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나.
▶책 제목처럼 그 분의 운명이다. 본인이 하겠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안하겠다고 해서 도망갈 수 있는 자리도 아니다. 흐름에 따라 자기에게 임무가 맡겨졌는데 그걸 안하면 국민에게 실망을 줄 것이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해도 국민의 걱정을 들을 것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 문 이사장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나도 궁금하다.

-하느님만 아시는 건가.
▶국민 만이 아는 것이다.

-안 지사를 차차기 대권 주자로 꼽는 사람이 많다.
▶지금으로서는 도지사 일을 열심히 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은 무망하다고 본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 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대통령 된 게 아니다. 현재의 도지사 역할을 한 뒤 내 깜냥이 되면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를 차차기 주자로 꼽아주는 것을 감히 영광스럽게 생각하지만 너무 먼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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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명근 기자
- 충남지사가 된지 1년 3개월여가 됐다. 지방자치단체를 이끌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 무늬만 지방자치인 것이 현재 한국의 수준이라는 것을 절감했다. 예를 들어 금강은 충남의 젖줄이다. 하지만 금강을 관할하는 지방 책임자가 중앙 정부와 논의하고자 하면 정부는 논의 자체를 받아주지 않는다. (중앙 정부가 추진하는) 금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 2조원이 내려오는데, 충남 현안인 도청 청사 이전, 농정 혁신, 배수로 정비 등은 예산 한 푼 따기가 그렇게 힘들다.

중앙 정부의 입맛에 맞춰 국가사업이 정해져 내려오지, 지방의 요구가 국가정책에 반영되기 어렵다. 분권과 지방자치시대로 가기 위한 지방의 도전이 좀 더 절실하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 권한을 주는 사례는 없다. 열심히 요구하고 싸워야 얻어진다. 16개 시도지사 협의회를 중심으로 중앙정부에 청원하는 게 아니라 싸워서 얻어내는 투쟁을 해야 한다.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찬성하는 입장인데, FTA는 기본적으로 농민들에게 불리한 것 아닌가. 충남은 '농도(農道)'라 할 만큼 농업이 차지하는 위치가 중요한데.
▶ FTA와 농업 대책은 별개다. FTA로 농업이 이익을 보든 안보든 국가 재정을 통해 농업 정책을 펴 나가면 된다. 하지만 정부가 피해 예산만 지원을 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 예산은 필요조건이고, 중요한 것은 농업 내부에서 혁신 역량이 나와야 한다. 작목별, 산업별 자기 혁신을 통해 생산과 유통, 재배, 가공에 이르기까지 산업지배력을 높여가야 한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 때 어미닭도 밖에서 알을 쪼아 돕는 것을 뜻하는 '줄탁동시'처럼 농민도, 정부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현재 농촌에는 ‘근면 자조 협동’이라는 전통적인 농업 운동 정신이 요구되고 있다. 그렇게 해서 농민 스스로가 ‘강소 농업’을 만들려 노력하면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이뤄지는 국가 재정정책의 효과가 비로소 발휘될 것이다.

-그 같은 정신을 복지 분야에 대입하면 무상복지보다는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는 박근혜식 복지와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여의도의 복지 논쟁이 20세기적인 대립 축에 입각해 진행되고 있는 면이 없지 않다. '공짜냐 아니냐' 라는, 20세기 이념 논쟁을 붙이는 것은 잘못된 프레임을 설정하는 것이다. 공짜가 어딨나. 모두 세금이다. 공짜 밥 먹는다는 학생의 부모도 모두 소주 살 때, 담배 살 때, 기름을 넣을 때 다 세금을 낸다. 무상급식은 국민이 낸 세금을 통해, 아이들 급식을 국가의 영역을 할 거냐 '더치페이'로 하느냐의 문제다. 어떤 방식이 공동체에 유리하냐는 것이지 20세기 낡은 이념 논쟁으로 보면 안 된다.

- 민주당의 문제제기 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인가.
▶민주당이 무상복지 논쟁을 다른 방식으로 했어야 한다. '사회의 비용' 문제로 봐야 했어야 옳다. 근로자들은 월급 150만 원을 받고는 못산다고 하고, 기업들은 월급 150만 원을 줘서는 단가를 못 맞춘다며 한국을 떠난다고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바로 한 사람이 태어나 교육을 받고, 직장을 잡고, 주택을 장만하고, 결혼을 하고, 부모를 모시고 살아가는 인생의 사이클에서 사회적 코스트(비용)가 너무 높다는 게 문제다. 국가도 부자고, 국민의 삶도 풍요로워 지려면 저비용 사회로 가야 한다.

-저비용 사회로 가기 위해 보편적 복지가 확대돼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국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첫째로 창조적인 노동력을 소유해야 한다. 둘째는 저비용 사회여야 한다. 저비용사회를 만드느냐, 고비용 사회를 만드느냐는 국가와 국민의 합의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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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명근 기자

-지금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무엇인가.
▶금산 국제 인삼엑스포가 10월3일까지 열린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인 휴대폰은 기껏 30년도 안됐다. 하지만 인삼은 2000년간 농민과 함께 한 작물이다. 인삼은 전 세계 건강보조식품 가운데서도 경쟁력이 있다. 인삼이 또 다른 한류의 대표상품으로 터진다면 우리나라 농업과 국민에게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의 많은 성원이 필요하다.

출처 : 안희정아나요
글쓴이 : 흐르는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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